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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식 매입의 최적 시점은 그 누구도 함부로 말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다들 그 상황을 논리적으로 규칙을 잡아서 말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주식을 평소보다 싸게 살 수 있는 두 종류의 기간이 있다고 피터 린치는 말하고 있다.


   첫째는 연말 절세 매각(Tax Selling)이다. 이 부분에 대해 피터 린치는 책에서 자세하게 소개를 하고 있지 않기에 내가 좀 더 덧붙여서 설명해보려 한다. 우리 나라에는 주식특례법(?)으로 인해서 아직 상장된 주식종목에 대해 개미 일반 투자자들에게는 소득에 대한 세금을 매기고 있지 않다. 그런데, 그것은 원래 내야 할 세금을 내지 않게 법적으로 막고 있을뿐이다. 이미 대주주 혹은 의미 있는 정도의 지분을 소유한 투자자들에게는 상장주식을 거래해도 양도세를 매기고 있다.

   여기에서 말하고 있는 절세 매각의 사례 중 하나는 (피터 린치가 다른 사례를 생각하고 말했을 수도 있겠지만) 양도소득세가 20%일 때, A 종목으로 1억 평가수익이 나 있는 경우에 2천만원의 세금이 잠재적으로 붙어 있다. 이런 경우에 현재 평가손실 -1천만원을 보고 있는 B, C, D 종목이 있을 경우에, 연말이 되기 전에 A 종목 10% 가량 팔아서 1천만원 수익을 확정짓고, B, C, D 종목을 모두 팔아서 -1천만원 손실을 확정짓게 되면 수익과 손실을 0 으로 만들어서 A 종목의 10% 물량에서 수익 난 것을 세금을 내지 않게 되는 것이다. 만약 이후에 포트폴리오를 유지하고 싶다면 팔았던 종목들을 연초에 다시 사면 된다.

   기관투자자들도 연말까지 자신들의 포트폴리오에 대해 어떤 평가를 받기 때문에, 손해 본 종목들을 포트폴리오에서 없애버리게 된다고 한다.

   또한 미국 증권계좌 제도에서는 주가가 6달러 아래로 내려갈 때 신용거래 담보를 사용할 수 없다고 한다. (아마도 책을 저술할 당시 상황?) 따라서 주가가 6달러 아래로 떨어지는 종목들은 적극적인 개미 투자자들도 밀어내버리기 때문에 더욱 가속화되어 하락한다고 한다.

   이러한 종목들 중에서 괜찮은 종목이 있다면 그야말로 블랙 프라이데이 세일 같은 것이겠다.


   둘째는 몇 년마다 주식시장에 발생하는 대폭락, 이유를 알 수 없는 붕괴 등등의 기간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시기에 너무 바쁘거나 제약이 많아서 대응을 제대로 할 수가 없다고 한다. 이러한 때에 용기를 내서 매수를 하면 정말 엄청나게 좋은 기회를 잡는 것이라고 한다. 실제로 피터 린치는 1987년 10월에 대폭락장세에서 좋은 주식들을 샀으며, 예전에 놓쳤던 드레퓌스를 이때에는 잡았다고 한다.


   매도시점

   때가 되지 않았음에도 회의론자들은 자주 '팔라'고 외치는데, 피터 린치는 자신도 이러한 목소리에 혹해서 10루타 종목을 몇 개 놓쳤다고 기술하고 있다.

   피터 린치는 이 부분에서 투자의 대가 중 한 명으로 인정 받으면서도 인간적으로 흔들린 에피소드들을 설명해줌으로써 많은 공감을 얻어내고 있다.

   워너(Warner) 커뮤니케이션은 다각화 실패로 (아마도) 망했다가, 유망한 회생주로 부각되고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피터 린치는 자신의 소신대로 많이 담았는데, 주가가 서서히 오르던 중에 어떤 분석가가 "주가가 극도로 과대평가 되었다" 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 뒤로 계속 그 말이 머리에 잔상으로 남아서 괴롭혔고, 끝내 26달러에 산 워너 주가가 한참 잘 나가고 있을 때 모두 매도하게 되었고 (38달러에) 이후에 180달러가 넘어갔다고 한다.

   이후에도 피터 린치는 (당시 고성장주) 토이저러스, 제과회사 플라워스, 크래커회사 랜스에서도 같은 실수를 반복했다고 한다.

   "주가가 오른 다음에 계속 붙들고 있기가 더 어렵다"


   북소리 효과

   피터 린치가 말하고 있는 북소리 효과는 투자자에게 들리는 수 많은 조언들, 뉴스 기사들, 매체들의 인터뷰 기사들을 포함하고 있다. 특히 경제지표에 관한 전문가들의 목소리와 분석 기사들도 조심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책에서 피터 린치는 "나는 M1 이 무엇인지 모른다." 라고 서술하고 있다. 이것은 재미있는 표현 방법인데, 거시경제학을 배운 사람이라면 본원통화와 M1, M2, 통화승수에 대해서도 배운다. 따라서 피터 린치는 분명히 M1 을 배웠고 알고 있다. 하지만, 같은 투자자로서 내가 동의하는 부분은, 실제 경제상황 하에서 M1 의 변화가 주식시장(엄밀히 말하자면 내가 가진 포트폴리오 종목들)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어떤 법칙과 같은 것으로 정의하거나 예측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 관점에서 나 역시 M1 을 배웠지만 M1 을 아는 것이 아니다.


   "유가 상승이나 유가 하락은 둘 다 끔찍한 일이다. 달러 강세나 달러 약세도 나쁜 조짐이다. 통화공급 감소 때문에 경보가 울리고 통화공급 증가 때문에 경보가 울린다. 지금까지 통화공급수치가 차지했던 자리를 예산과 무역적자, 그리고 수천 가지 강렬한 공포가 대신 차지한 채 투자자들에게 겁을 주어 주식을 내던지게 하고 있다."




   진정한 매도시점은?

   모든 유형의 주식은 그 주식을 사려고 했던 이유가 훼손되거나 기본이 나빠지면 매도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1. 저성장주 매도시점

   피터 린치는 저성장주를 많이 보유하지 않아서 약간 자신 없게 얘기하지만, 30-50% 정도 상승하면 매도한다.

   회사가 더 이상 노력하지 않는 경우, 그리고 2년 연속 시장점유율이 하락하는 경우(저성장주는 성숙한 산업분야에서 지속적으로 매출을 내고 수익을 내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2년 연속 시장점유율 하락이 의미하는 것은 '저성장주 후보 박탈'이다), 혹은 배당수익률이 안 좋아지는 경우가 해당된다.


2. 대형우량주 매도시점

   PER 이 정상범위에서 크게 벗어나면 매도하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신제품의 연속된 실패, 비슷한 업종의 회사에 비해 PER 가 비정상적으로 높을 때, 작년에 이 회사 주식을 매입한 임원이나 관리자가 없는 경우, 현재 진행중인 경기침에체 큰 영향을 받는 경우, 이익성장률 하락이 지속되는 경우 등을 들고 있다.


3. 경기순환주 매도시점

   경기순환을 예측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경기순환주는 좀 더 어렵지만, 확실한 것은 재고가 증가할 때, 상품가격 하락, 상품의 선물가격이 현물가격보다 내려갈 때(Backwardation), 신규 진입회사 등장, 판매제품의 최종수요 감소, 막강한 해외경쟁업체의 선방 등을 들고 있다.


4. 고성장주 매도시점

   고성장주는 크게 수익을 내야 함에도 불구하고 매도 시점을 고려해야 해서 좀 더 어렵다. 대개 거의 대부분의 분석가들이 이 주식을 추천하고 거의 모두가 이 회사에 대해 말할 때가 매도를 생각할 시점이라고 피터 린치는 설명하지만, 이것 역시 판단하기 어려운 부분이기도 하다. 그 뒤로 언제까지 더 갈지는 모르는 일이기 때문이다. 

   확실한 것은, 고성장을 해야 하는 업체가 그렇지 못한 행보를 보일 때 매도를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고성장을 해 온 거대기업의 PER 값이 50 인데, 실제 성장이나 이익 예측치는 기껏해야 20% 정도일 때에는 확실히 위험한 징후를 느껴야 한다. 피터 린치는 홀리데이인즈가 PER 40 일 때 확신하고 주식을 팔았다고 말한다. 


5. 회생주의 매도시점

   회생주는 회사가 회생한 다음이 최적의 매도 시점이라고 한다.

   다른 매도 징후로는 분기 연속으로 지속적으로 감소되어 온 부채가 갑자기 증가할 때, 재고가 매출보다 빠르게 증가할 때, PER 값이 이익 전망보다 부풀려졌을 때, 매출 성장이 부정적일때를 들고 있다.


6. 자산주의 매도시점

   2000만달러에 팔린다고 기대했던 회사의 한 부분이 1200만달러에 팔리는 경우, 기관투자자 비중이 월등히 높아진 경우, 시장 가치보다 10% 정도로 할인된 상태(원래 자산주로 분류되려면 시장가치보다 주가가 훨씬 더 저렴해야 한다)에서 경영진이 유상증자를 하는 경우를 들고 있다.


   피터 린치는 사례들을 열거해가면서 설명하고 있지만, 본질적으로는 같다. 모든 회사는 매수 당시의 이유가 있었던 것 같이, 그 이유가 훼손이 되면 매도를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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