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의 영웅 by 피터 린치 - (17) 사실을 확인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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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매니저는 다양한 운용규정 때문에 불리한 점도 많지만, 기업들이 자기 회사 주식을 사주기 바라기도 하면서 찾아와서 많은 정보들을 알려주기도 한다. 예전에는 공개되지 않은 정보들을 입수할 수도 있었지만, 이제는 기업들이 거의 모든 정보를 투자설명서, 분기보고서, 연례보고서(한국은 사업보고서)에 의무적으로 공개해야 한다.
그 밖에 더 알고 싶은 정보가 있다면 주식 중개인에게 묻거나 회사에 전화하거나 기초 조사를 해야 한다.
1. 주식 중개인을 최대한 활용하라
요즘처럼 스마트폰 앱(MTS)으로 최저수수료 거래를 하는 것이 일상화된 사람들에게는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 우리 나라의 경우에는 은행에서 증권계좌를 여는 것이 최저수수료를 받기 쉬운 방법 중의 하나이다. 이런 경우에도 증권사 창구 관리자 지정이 되어 있지 않다. 대개 책에서 말하는 주식 중개인은 증권사 계좌 관리자로 지정된 사람을 의미하는데, 주식만 하는 사람이라면 영업사원 같은 사람을 상대할 일이 거의 없어져 버렸다. 그런 경우일지라도 계좌를 만든 증권사의 가까운 지점에 가면 누군가 상담을 해 줄 사람이 대기하고 있다. 만약 없다면 좀 더 큰 지점으로 가면 분명히 있다. 대개 부장급 직책을 달고 있으며, 조금 한가해 보이기 때문에 잘만 맞으면 오랫동안 같이 이런 저런 이야기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면 안 될 것이다.
2. 회사에 전화하라
요즈음은 주식담당자 전화번호가 공개되어 있기 때문에 일반인일지라도 주주라고 말하면서 통화를 할 수 있다. 다만, 너무 심문하듯이 묻거나 시비조로 대화를 하면 안 된다. 가장 궁금한 몇 가지를 미리 메모해두고 직접적 혹은 간접적인 방식으로 대답을 듣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는 그들이 특별히 회사 정보를 속이려고 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들이 중요하고 구체적인 말을 함부로 하게 되면 책임을 져야 할 수도 있기 때문에 최대한 너무 상세하게 말을 해주지는 않을 것이다.
주식 담당자도 자신의 회사 주가가 지금 적정한지 아닌지는 대개 모른다. 그런 것을 물으면 안 된다. 어떤 회사의 경우에는 그 회사가 너무나 좋아서 (1년도 되지 않아서 주가가 두 배가 넘게 뛰었다) 몇 가지 물어보려고 전화를 했는데, 자신의 회사 상황이 얼마나 좋은지 잘 모르고 있는 경우도 있었다.
피터 린치는 일반적인 질문 사례를 들어주고 있다. 뭘 질문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면 "올해 회사에 긍정적인 요소들은 무엇입니까?", "올해 회사에 부정적인 요소들은 무엇입니까?" 라는 질문을 해도 된다는 것이다.
매출에 대한 이야기부터 시작하는 것도 괜찮다. 전분기 대비 이번 분기에는 확실히 매출이 감소하고 있지는 않은지, 회사 분위기는 나쁘지 않은지, 공장 가동은 문제 없는지 등등의 질문을 이어 나갈 수도 있다.
대개 피터 린치는 열 번의 전화통화에 한 번 꼴로 뜻밖의 사실을 발견했다고 한다. 기본적인 질문 답변의 대화를 하면서 기대하지 않았던 추가적인 정보를 얻게 되는 것이 사실 전화를 하는 큰 목적이기도 하다.
3. 회사의 말을 믿어도 되는가?
"대개의 경우 회사는 투자자에게 솔직하고 직설적으로 말한다. 진실은 조만간 다음 분기보고서에 드러나고, 워싱턴의 정치가들처럼 진상을 숨겨도 얻을 것이 없기 때문이다."
피터 린치는 이러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러나 가끔 의도적인 것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히 거짓을 말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니 모든 정보를 곧이곧대로 믿어서도 안 된다.
사람마다 대화의 기술이 다르고 표현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맥락을 잘 이해할 필요가 있다.
피터 린치가 경험한 어떤 산업군의 회사 사람들은 사업이 잘 굴러가고 있어도 심드렁하게 말을 하기도 했다고 한다.
어떤 업종의 사람들은 너무나 낙관적이어서, 사업이 생존하기 어려우면 더 낙관적으로 말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설명한다. 전화를 거는 투자자 입장에서는 여러 가지 화려한 수식어들은 제외하고 사실만 확인하면 된다. 그들의 말에서 기대감을 갖거나 희망을 의존하면 안 된다.
4. 본사 방문
일반 투자자들은 본사를 방문할 때에 기업 담당자의 설명을 듣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증권사 소속이나 기관투자자의 입장으로 가면, 기업 담당자가 직접 설명해주는 자리를 만들 수도 있다.
일반 투자자들은 그런 측면에서는 조금 불리하긴 하지만, 그렇다 할지라도 다양한 방법으로 추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본사 사무실을 너무 화려하게 꾸미고 치장에 신경쓰는 회사는 아닌지, 실제 사업과 수익에 집중하고 있는지에 대한 것들과 전혀 기대하지 않고 예상하지 않았던 정보들에 대해 얻을 수도 있다.
5. 대표자를 직접 만나 보라
일반 투자자들은 주주총회 정도에 참석해야 겨우 대표자를 볼 수 있을 것이다. 그 밖에 다양한 방법을 통해서 대표자의 언행을 파악할 수 있다면 최대한으로 하는 것이 좋겠다.
피터 린치 역시 투자를 결정함에 있어서 그 전에 대표자를 보고 그가 정말 사업에 열정이 있고 몰두하고 있는지, 그가 큰 돈을 벌만한 자격이 있는 사람인지를 확인한다고 한다.
6. 현장 점검
이 챕터에서 현장 점검이 의미하는 것은, 공장 생산 시설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그 회사 매출이 일어나는 곳을 말한다. 예를 들어 과자를 파는 회사라면 다양한 마트와 진열대에서 과자가 어떻게 팔리고 있는지, 맛은 어떤지, 타겟으로 삼고 있는 고객들은 어떤 생각을 하는지와 같은 사항이다.
피터 린치는 토이저러스 장난감 매장에 가서 고객들이 어떤 반응인지 확인을 하고 확신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또한, 이전 챕터에서 설명한 라퀸타 투자를 할 때에는 라퀸타 모텔에서 사흘 밤을 보냈다고 한다.
애플컴퓨터의 주가가 4분의 1토막이 난 후에 정말 회생할 수 있을지 궁금했던 차에, 피터 린치 주변에서 꾸준히 애플 컴퓨터를 사용하려는 사람들과 기업들을 확인하고 나서 애플 컴퓨터가 지속적인 수요가 분명히 있다는 것을 알고 100만주를 샀다고 한다.
이러한 모든 상황들을 점검하고, 우리 생활 주변에서 다양하게 나타나는 상품들에 대한 반응을 통해 그 상품들의 회사에 대해 투자를 할지 말지 결정을 하는 주요 이유로 삼으면 안 된다는 것을 피터 린치는 이 챕터의 후반부에 설명하고 있다. 개인의 생활에서 주변 사람들은 다양한 개인적인 체험담과 후기를 남길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그러한 부정적인 반응에 휘둘려서 투자를 포기한 것들 (하지만 그 후에 땅을 치고 후회하게 된 멋진 종목들) 몇 가지를 설명하고 있다.
7. 보고서 읽는 법
피터 린치는 연차 보고서(Annual Report)의 내용을 몇 분만에 파악하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물론 몇 분만 읽는 것보다는 더 많이 자세히 읽는 것이 좋다. 다양한 부분에서 특별한 힌트를 얻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제일 먼저, 화려하게 꾸며져 있는 쓸데 없는 설명은 모두 제끼고 보라는 것이다. 회사의 연혁이나 기타 인사말과 같은 부분을 얘기한다. 피터 린치가 일을 하던 이 당시에는 연차 보고서를 꾸미는 방식이 모두 달랐던 모양이다. 너무 화려하게 치장된 연차 보고서는 오히려 조심하라는 설명을 하고 있다.
우리 나라의 경우에는 통일된 방식의 사업보고서(분기, 반기 보고서)가 있기 때문에 특별히 해당되는 말은 아니다. 우리 나라의 경우에는 인사말 같은 것은 (만약 있다면) 생략해도 되겠지만, "사업의 내용" 과 같은 부분은 재무제표가 아닐지라도 한 번쯤 읽어보는 것이 좋다. 잘 알고 있는 사업인 경우에도, 의외로 그 회사만의 특별한 사정이나 장점을 담고 있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피터 린치가 보라고 설명하고 있는 대차대조표는 이제 우리 나라에서는 재무상태표 라고 일컬어진다. 자산(Asset)과 자본(Equity), 그리고 부채(Liability) 항목이 나열되어 있고, 자산(Asset) = 부채(Liability) + 자본(Equity) 순서로 기술되어 있다.
피터 린치는 해가 갈수록 현금(그리고 현금성 자산)이 늘어나는 것을 회사의 좋은 신호로 분류하고 있다. 또한 장기부채가 적어질수록 회사가 개선된다고 보고, 단기부채는 무시한다고 한다.
현금에서 장기부채를 뺀 것이 '순현금' 보유량인데, 이것이 많으면 많을수록 회사가 금방 망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실 어떤 경영자들의 경우에는 대개 작은 기업(소형주)에서 CD(양도성 예금증서) 등으로 회사의 실제 현금 보유량을 의도적으로 속이는 경우도 있을 수 있으므로, 한 해의 현금 보유량 자체를 절대적인 지표로 보면 안 된다. 한 해의 값으로만 봐서는 안 되고, 몇 년에 걸쳐서 현금 유출입이 어떻게 일어났는지를 확인하면 좀 더 정확하게 알 수 있을 가능성이 올라간다.
이러한 정도로 설명을 하고, 피터 린치는 그 회사에서 꼭 알아야 하는 중요하고도 유명한 숫자들이 무엇인지, 다음 챕터에서 설명을 진행하고 있다. 이것은 다음 글에서 계속 쓰겠다.